긍정장기적으로 질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가 필요합니다.
자사고와 특목고 존치에 찬성하는 측에선 흔히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한다고 해도 소위 '강남 8학군'이 남아있는 이상 교육격차는 여전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맞습니다.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 노동시장 모두 서열화되어있는 한국사회에서 제도 하나를 없앤다고 해서 서열화 자체가 사라지기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서열화' 자체를 문제삼고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자사고 특목고 없애도 소용 없어'라고 단언하고 마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분명 자사고와 특목고, 과학고와 영재고는 인재풀을 서열화한다는 점에서 일반고의 공교육 질을 악화시키고 학생들에게 후광/낙인효과를 부여합니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이미 다양한 교육과정을 실험해보고 개발해온 특목고는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우등생'들을 흡수할 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동시에 일반고에 교육 재정을 대폭 지원해 학교교육의 전반적인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이미 공부 잘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양분되어 있는 현재 교육현장에선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일반고의 교육현실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그에 맞는 수능 개편은 '시험 잘 보는 아이'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주도적으로 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교육정책 방향성 아래에선, 시험 잘 보는 아이를 키우는 걸 목적으로 하는 자사고와 특목고의 존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비전과 교육정책이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