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서 아쉽다거나 그런 것들은 나중에 차차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니 제외하고, 나는 우선 가고싶다. 휴전상태라는건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다. 만약 실제로 전쟁이 난다면 무기 사용법을 모르고 상황에 따라 어떤 대처를 해야하는지 여성들은 배운 적이 없기에 그냥 무력하게 죽게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호신술, 무기 사용법, 상황 대처법 정도는 알아둬야 생존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당장 내일 전쟁이 터진다면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극단적으로 말해서 성노예 정도이려나?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몸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고 힘을 잃은 상황에서는 스스로 자력구제 하는 것만이 답이니까. 젠더론에서 벗어나서 그냥 한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 이런저런 전시상황에 대비한 것들을 교육시켜주겠다는데 안 갈 이유가 없다. 일정 기간동안 내 자유를 포기하는 대가를 치르긴 해야하지만, 위기상황에 도움이 될 기본 지식들을 돈 받으며 배울 수 있다는건 꽤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성 징병제(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해야 할까?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은 신체조건에 문제가 있더라도 공익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 왔습니다. 이는 군인처럼 힘쓰는 일이 아니어도 국방의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휴전 국가에서 국방력을 견고히 하려면 성별에 차별을 두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도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국가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주게 된다면 이들은 국가의 고급인력이 되는 것 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남성들에게만 치중되었던 국방의 짐을 덜어줄 수 있고 여성들 또한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고 발전시키고 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아직은 남성들의 숫자가 군을 유지하는 것에 있어서 충분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군을 유지할 병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국방의 주력인 부대(사단급 군단급), 함선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핵잠수함, 경항공모함 등을 유지하고 그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남성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 또한 입대하여 일정 시간 동안 군복무를 해야 가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여성의 징병을 통해 한국의 국방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군사훈련이 안 된 여성들은 강간을 당하는 등 피해를 보는 것이 일수였기에 여성징병제의 필요성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기에 사회에서도 여군이 있는 군대에서 조차 성범죄가 일어난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올 만큼 너무 많고 죄질이 나쁜데에 비해 그에 따른 처벌은 미미하며 입막음 되기 일쑤였습니다. 조리돌림 당하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신 이중사 공군여군 분의 기사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법적 제도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여성을 군대로 몰아넣는다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 사회에서 여성징병제의 취지 자체가 국방력이나 전시 상황 대비에 치중된 것이 아니라, 단지 남자는 가는데 여자는 왜 가지 않느냐 하는 남성들의 불만이 대부분이기에 확실한 정부의 징병제 관련 남녀평등 갈등문제를 제외한 임금격차, 성범죄 관련 법적제도 강화 등의 사회적 남녀평등 해결 필요성이 우선이며, 여성 전용 시설 구축,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데 생물학적 차이를 헌법 재판소도 인정했듯이 그에 따라 여성 병력의 신체적 부담이 덜한 부대로 배치할 경우에 관련해서 여성징병제를 통해 획득한 여성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지에 대한 문제 해결이 우선된 후 여성징병제의 찬반 논의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최근 젠더 갈등이 심해지면서 여성 징병제가 떠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여성 징병제는 젠더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남녀의 선천적인 신체적 조건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부분은 군 내에서의 훈련 과정에서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으며, 결국 또 다른 갈등을 조장하고 제자리 걸음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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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슈를 논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여성을 징병하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군대를 남자만 보냈던 이유는 애초에 여성 인권이 낮았기 때문이다. 여성은 근대 이전부터 하나의 '시민'으로 대우받지 못했고 참정권이 생긴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군대는 '시민'만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권리는 의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여성은 군 복무로부터 차별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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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북한의 휴전상황이 마무리되어 전쟁이 마무리되는 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 여성징병제는 실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실행하기에는 군대 내의 물자나 시설이 부족하여 수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처럼 점점 출산율이 줄어들고 인구감소가 가속화된다면,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여성 징병제가 도입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성징병제를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지만 미래에는 도입 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징병제를 주장해야 한다는 측의 논리를 들어보면, 순수하게 기능적이고 군사적인 측면에만 맞춰서 바라본다면 계속해서 잠재적 인력=신생아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하다기에는 군 내부에서의 '인적 자원'에 대한 홀대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식단 문제는 수 년 전부터 계속 말이 나오는 상황이지요.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에 변희수 하사가 강제적으로 전역 처분을 받았고 목숨을 끊었는데, 만약 군의 인력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우수한 부사관으로 판정받은 인원을 (실질적인 기능의 저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식으로 내쫓으면 안 됩니다. 이것은 성 정체성에 관한 논의를 벗어나서라도, '인력이 부족하니까 우리는 여성까지 필요하다'라는 주장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군 내부의 추태였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사회복무요원의 존재가 있는데, 우선 이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병역부적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민간에서의 복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여성들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돌리고, 기존의 사회복무요원 남성들의 '커트라인'을 복무인원으로 늘릴 수도 있습니다. 이 주장은 여성과 남성 간의 신체적 차이의 격차에 의해서 발생하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여성들을 '현역'으로 복무시킬 이유가 굳이 있느냐는 것이죠. 둘째로, 사회복무요원 자체가 강제노동이라는 판단을 받고 있는 지금, 일정한 신체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인원들 및 여성들을 병역의 의무를 지는 풀(pool)에 넣어야 하냐는 비판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현 문제를 다루는 초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또한 징병하게 된다면 절대적인 군인의 숫자는 물론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남성들이 현재 불만을 갖고있는 “남성만 징병하는 것은 차별이다”는 문제는 해결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예전처럼 많은 수의 군인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군대가 가지고 있는 군사 장비가 최첨단이 됨에 따라 예전에는 10명이 해야했던 일을 이제는 그보다 더 적은 수의 사람으로 충분히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현재 군대 내에는 여군을 위한 화장실과 같은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여성 징병을 하려면 이런 인프라적 투자가 불가피한데, 인프라에 투자할 비용으로 현재 군대에 가 있는 남성들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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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남북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하거나 군 기술이 극적으로 발달하지 않는 이상, 징병 대상자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설이나 관리체계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하는 건 맞음. 그런데, 정부에서 말한 것처럼 "연구와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라고만 하고 넘길 일이 아니라, 목표 시기와 운영 방식을 빠르게 정하여 도입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젠더 갈등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안전과 존속의 문제이기에 정치권의 빠른 대처가 있으면 좋겠다. 추가로.. 박용진 의원이 이야기하는 모병제는 솔직히 실현 가능성을 아직 잘 모르겠다.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보다 징병 범위를 늘린 후 점차 모병제 전환하는 방식이 합리적이지 않나 싶음.
에디터의 글
2021년 7월 24일토픽 간단 요약
청와대 국민 청원을 시작으로 여성징병제는 핫한 사회이슈가 되었어요. 여성을 남성과 같이 징병하는 것이 병력 부족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의견부터, 현실적으로 군대가 여성들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랜 기간 대립하고 있어요.